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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스 홈페이지]
24일 교육부는 6월 30일까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해 4세대 나이스 시스템 안정화를 진행해서 일선 학교와 교사들의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세대 나이스는 지난 22일 개통 이후 로그인이 안 되고 로딩 중이라는 화면만 뜨거나 다른 학교 시험 정답이 인쇄되는 오류를 일으켰다.
SW 업계에선 곪을 대로 곪은 공공 SW 업계 전반의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의 1차적 원인은 갑자기 불어난 트래픽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한 잘못된 시스템 구성에 있다. 시스템이 이용자 요청을 서둘러 해결하려다 보니 타 학교 시험문제와 답안이 노출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잘못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업계 환경이 이번 사태의 더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나이스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출결·성적 관리를 할 수 있는 통합 교육행정 시스템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1년 개통한 3세대 나이스를 대체하기 위해 총 282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4세대 나이스 개발에 착수했다. 구축 사업자로는 중견 SI(시스템통합) 기업인 아이티센 계열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을 낙점했다.
하지만 이런 거대 시스템을 중소·중견 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일었고, 교육부도 시스템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4번이나 요청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대기업참여 제한의 예외로 규정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모두 반려했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가 옥신각신하는 동안 사업 진행은 늦춰졌고 결국 2022년 개통을 목표로 했던 4세대 나이스 개통 시기는 2023년으로 연기됐다.
대기업참여제한은 대기업이 공공 SW 업계를 장악하는 것을 막고 중견·중소 SW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SW 업계에선 제도로 인해 공공 SW 사업에만 기대는 기형적인 기업만 양산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들이 대기업 대신 공공 SW 사업 대부분을 수주함으로써 관련 경쟁이 줄었고, 실력 있는 민간 기업의 공공 SW 사업 참여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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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결국 여러 문제에도 4세대 나이스 개통을 강행한 교육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민간 기업과 금융권은 시스템 모의시험 도중 문제가 발생하면 개통을 연기하는 반면 공공 SW 업계에선 발주처가 관련 비용 절감을 위해 납기일과 시스템 개통 시기를 최우선으로 두는 경우가 잦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4세대 나이스를 30일까지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결국 개발자들을 혹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며 "처음부터 개통을 연기하고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선 교육부가 2024년 대입을 4세대 나이스로 진행하기 위해 6월 개통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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