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역설] 일자리가 사라진다...로봇이 서빙·치킨 튀기고 드론이 피자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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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3-07-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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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식업계, 키오스크·서빙로봇 도입 한창

  • 유통·호텔·영화관 불어닥친 무인점포 바람

  • 물류센터·항만까지 '로봇 시대'

무인편의점에서 고객이 구입한 상품을 스스로 계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무인편의점에서 고객이 구입한 상품을 스스로 계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자 몰락 등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무인 단말 시스템인 키오스크, 인공지능(AI) 서빙로봇, 배달용 드론을 도입하거나 무인점포로 전환하는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24시간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물류센터와 항만마저도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줄이기가 한창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임원 4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신규 채용 축소·폐지(41.2%)’ ‘자동화를 통한 기존 인력 대체(28.8%)’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 키오스크·서빙로봇 도입 한창
실제로 외식업계는 AI를 통한 인건비 최소화에 한창이다. 무인 단말 시스템 ‘키오스크’ 도입이 대표적이다. 키오스크는 초창기 시중은행 등 금융권과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도입률이 높았지만,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상승한 이후 외식업체에서의 도입이 늘고 있다. 
 
식당의 서빙은 직원 대신 로봇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브이디컴퍼니는 설립 4년 만에 서빙 로봇 국내 누적 판매 3000대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빙로봇 역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월 30만원대의 서빙로봇 렌털 상품의 보급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드론 배달을 통해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 지불하는 배달대행 수수료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치킨업계는 AI 조리로봇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지친 점주들을 달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교촌치킨과 바른치킨이다. 이들은 AI 조리로봇을 활용한 스마트매장 확대는 물론, 기존 일반 매장도 점진적으로 AI 조리로봇 도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호텔·영화관 불어닥친 무인점포 바람  
유통업계는 직원을 한명도 두지 않는 무인점포 바람이 거세다. 대표적인 최저임금 일자리로 꼽히는 편의점 업계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셀프계산대를 설치한 무인점포가 4년 새 17배 늘었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는 올 상반기 말 현재 3530곳(특정 시간 무인 운영 하이브리드 매장 포함)의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호텔업계도 무인화에 한창이다. 전통적인 호텔 기업들은 각각의 호텔에 프런트 데스크팀, 예약팀, 마케팅팀, 지원팀, 관리팀, 하우스 키핑팀 등의 팀을 배정하고 직원들을 상주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지만 인건비 절약을 위해 키오스크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다. 메가박스, CGV, 등 영화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직격타를 입고 지속적으로 인력을 감축해왔다. 모바일 주문, 모바일 발권 등 선제적 기술 도입을 통해 극장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류센터·항만까지 '로봇 시대'
이미 대규모 물류센터에서는 물건 분류 작업을 비롯해 자율 이동, 포장 등에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다. 2020~2021년 자동화 물류에 1조2500억원을 투자한 쿠팡은 지난 2월 무인운반로봇(AGV)·분류로봇(일명 소팅 봇·sorting bot) 등 1000여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동원그룹은 조만간 선보일 스마트 항만을 통해 인건비 절감과 작업효율 증대에 나선다. 세계 10대 항만인 중국 톈진항 제2터미널은 시스템 도입 후 인건비가 60% 줄었다. 작업 효율은 40% 이상 늘었고 외부 컨테이너 트럭의 대기 시간은 평균 8~9분 단축됐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는 임금 인상 편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제 취지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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