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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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10-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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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사진각사
대웅제약,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사진=각사]

특발성폐섬유증 정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은 폐가 서서히 굳어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으로 전세계 3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제도 없었다. 시중에는 로슈의 ‘에스브리에트’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가 유통되고 있지만 증상을 지연시키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이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개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폐조직의 섬유화를 억제하고 혈중 산소포화도를 유지하는 효과를 가진 물질을 연구 중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BBT-877’은 폐조직의 섬유화와 종양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성분이다.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2상을 진행 중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BBT-877의 기술수출도 고려 중이다.

대웅제약은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의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효소 ‘PARS1’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해 폐조직 섬유화를 치료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베르시포로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FDA의 지정을 받은 물질은 임상시험계획서 설계 자문과 우선심사 혜택이 제공된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를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GLP-1’,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한다. 한미약품은 동물시험 단계에서 해당 물질을 반복 투약 시 혈중 산소포화도와 섬유화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FDA와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2020년은 31억 달러(4조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61억 달러(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발성폐섬유증은 생존율이 낮아 치료제 개발이 절실했다”며 “아직까지 폐조직의 섬유화를 중단하거나 개선하는 약물은 없었던 만큼  신약이 출시된다면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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