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한‧중 관계도 한‧미 동맹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조화롭게 양자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도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서 생긴 여러가지 파장이 한‧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한‧중‧일 정상회담 한국 개최에 대해 "3국 간 공감대가 성립된 것으로 알고, 서로 편리한 시기에 추진하는 것으로 양해됐다고 안다"며 "가능한 조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3국 협력에 집중해 한‧중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는 "그런 인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추가 왼쪽으로 가면 균형을 잡기 위해 오른쪽으로 가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 도출을 하지 못하는 것에는 "제가 유엔 대사를 했던 4년 전에는 중‧러가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하고 함께 대북 규탄도 하며 국제공조 체제가 확립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 사이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 미‧러 간 갈등이 구조적으로 심화해 안보리 차원 대북제재 결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 비핵화 추진이나 (남북) 대화 복구가 어려운 엄중한 현실을 감안해가며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가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면서,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미‧일 협력 고도화가 북‧중‧러 밀착 심화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북‧중‧러 밀착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이미 이전 정부에서부터 강화돼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걸 거꾸로 이해하는 건 현실 오도"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실 산하 경제안보를 전담하는 3차장직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3차장에는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비서관은 중국한국상회 회장, SK 중국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중국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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