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문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이번 비대위 성격을 오는 6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으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2개월 임시직'으로 전락한 비대위원장 자리를 누가 맡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9일 세 번째 당선자 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사항을 공유한다.
당초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3일 새 원내대표 선출에 앞서 비대위원장을 지명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일부 낙선한 중진 의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거나 낙선한 4선 이상 중진에는 김학용, 박진, 서병수, 이명수, 홍문표 의원 등이 있다. 이 중 박 의원은 최근 비대위원장 제안을 받았으나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진 의원 중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사를 밝힌 인사는 6선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다. 그러나 윤 원내대표는 "제안드린 바가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정했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당원투표 100%'인 당 대표 경선 규정과 관련 논란들을 잠재우고 당내 이견 조율을 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가야 한다. 남겨진 과제에 비해 정치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이들이 망설이는 이유다.
앞서 '정진석 비대위'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선임하는 내용의 당헌을 개정한 바 있다. 기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은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였지만, '친윤(친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룰을 개정했다. 그 결과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됐다. 현재 국민의힘은 수도권·비윤계(비윤석열계) 당선자들 중심으로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를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원장 인선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차기 원내대표는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으로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윤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지난 25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역임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 기류도 포착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의 근본 원인은 정부와 여당의 실패 때문"이라며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그는 "특정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성찰, 혁신, 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 드린다"며 "선당후사를 위해 건설적 당정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규 의원과의 연대설이 돌았던 '차기 당권주자'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당선자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그냥 웃을게요"라며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