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의 분리매각 요구와 관련해 정부와 대한항공이 거점항공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부산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역할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에어부산의 소멸과 부산 홀대가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항공사별 퇴직자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에어부산의 높은 퇴사자 비율과 이에 따른 인적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상장 항공사 중 에어부산의 퇴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간 동안 에어부산은 1,271명의 재직자 중 1,010명이 회사를 떠나, 퇴사자 비율이 무려 0.79에 달했다. 이는 다른 항공사의 평균인 0.43에 비해 약 83%나 높은 수치로, 특히 20년 합병 결정 이후 퇴직자 수가 급증하며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에어부산만이 과도한 임금 억제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것이 항공사의 존립과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공격적 경영으로 항공기 확대와 필수 인력 확보에 주력하며 임금 인상이 이루어졌지만, 에어부산만 임금이 억제되면서 퇴직과 이직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부산의 평균 임금은 항공사 중 유일하게 3인가구 중위소득에도 미치지 못하고, 6개 항공사 평균 임금의 73%에 불과하다. 하지만 에어부산의 영업이익률은 17.9%로 항공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곽 의원은 “산업은행이 에어부산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항공사 인력 중 운항, 캐빈, 정비 등 법정 인력 확보는 필수적인데, 숙련된 직원들이 이탈할 경우 항공사 존립과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홀대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이후 인천과 김포공항에 집중하면서 김해공항 운항은 소극적이었다. 2014년 대비 2023년 김포공항 운항은 84% 회복된 반면, 김해공항은 25% 회복에 그쳤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138대의 항공기 중 김해공항에 등록된 항공기는 단 1대에 불과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부산 지역을 홀대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예로, 곽 의원은 "지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을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대한항공이 부산을 세컨허브로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김해공항을 홀대하고 있다”며, “과도한 산업은행의 임금 통제, 에어부산 경영진의 핵심 인력 유출 방치, 대한항공의 김해공항 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에어부산과 부산 항공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의 항공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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