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문위원에게 수행비서 역할을 맡겼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자문위원이 자문으로 기록한 일정은 5건에 불과했고, 이 일정 중에서도 '수행 및 보좌' 비중이 89.5%였다는 것이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5일 김 후보자의 경사노위 위원장 재직시절 출근일지와 자문위원 A씨의 자문일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체 자문일지에 기록된 약 900건의 일정 중, 자문에 해당하는 일정은 5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A씨의 자문일지 상당수는 김 후보자의 수행 및 보좌 일정이 89.5%를 차지했다. A씨는 김 후보자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 TV'의 총괄제작국장을 맡은 바 있다.
A씨는 아울러 김 후보자가 출근하지 않은 날에도 19일가량 업무를 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하계휴가 중이던 2023년 8월 3일에도 A씨는 '위원장 대외 일정 관련 내부 논의'를 했다. 김 후보자가 일본 출장을 갔던 같은 해 11월 28일에도 A씨는 자문 업무를 한 것으로 기재됐다. 정 의원은 "위원장 부재 시 A씨가 홀로 자문을 했다는 것"이라며 "정확히 어떤 자문을 한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903건 중 649건이 단순 표기돼 있었고, 이 역시 A씨가 자문위원이 아니라 수행비서 역할이었다는 의원실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자문위원을 수행비서로 쓴 것을 용납한다면, 모든 공공기관과 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명분으로 상근임원, 상근비서를 별도로 둘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문제로 지난 22일 김 후보자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A씨가 자문회의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사실상 김 후보자의 수행 비서 역할을 하면서 자문료 총 1억455만원을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A씨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함께 고발했다. 정 의원은 오는 26일 열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질의한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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