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국제경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불참을 택하며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등 현안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 가운데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르면 20일부터 출장 일정을 소화한다.
IMF·WB 연차총회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정·개발부처 장관, 민간기업 경영자 등 글로벌 금융권 인사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다. 세계 경제 전망과 금융 체계, 빈곤 퇴치 등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통상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매년 IMF·WB 연차총회에 함께 참석했다. 다만 올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불참하기로 했다.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임종룡 회장은 부당대출 재발을 막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우선 그룹사 전 임원에게 동의를 받아 친·인척 신용정보를 관리하기로 했다. 또 경영진 견제·감독을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한다. 이어 위원회 직속 윤리경영실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실장으로 영입한다. 이를 통해 감시 기능과 내부자 신고 제도를 통합 운영한다. 현재로선 내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에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종희 회장은 올해 처음 참석한다. 그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함영주 회장은 이번이 세 번째 참석이어서 가장 경험이 많고, 진옥동·이석준 회장은 두 번째 방문이다.
연차총회 기간 전후에는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거나 현지에 있는 계열사 주요 거점을 방문하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은행 뉴욕지점, 증권 뉴욕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신한금융은 은행 뉴욕법인을 비롯해 다수 지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도 은행 뉴욕지점 등을 운영 중이다. NH농협금융은 은행과 증권이 각각 뉴욕 지점과 법인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부 일정까진 알 수 없지만 매년 열리는 행사인 만큼 개인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글로벌 금융업계 주요 이슈에 대한 강연이나 포럼에 참석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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