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3분기 깜짝 실적에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미 당국이 TSMC를 대상으로 화웨이를 위해 인공지능(AI)·스마트폰용 반도체를 만들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TSMC는 역대급 실적 호조에도 마냥 웃지만은 못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최근 몇 주간 TSMC 측에 화웨이용 스마트폰·AI 칩 제조에 관여했는지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조사는 초기 단계이며, 상무부가 자료를 확보하고 결론을 내리는 데 얼마나 걸릴지 등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화웨이가 이름이 다른 중개회사를 내세워 주문을 대신 넣는 방식으로 TSMC로부터 우회적으로 칩을 구매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미 상무부가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TSMC가 주문을 받을 때 고객사에 대한 실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엔비디아 칩의 대중국 수출을 막으면서 중국 기업들은 대체재로 화웨이가 만든 AI 서버 칩을 쓰고 있는데, 화웨이가 설계한 AI 칩 제조에 TSMC가 관여했는지 여부도 주요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와 화웨이 측은 디인포메이션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TSMC 측은 수출통제를 포함한 모든 관련 법률·규정 준수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20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이용해 만들어진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화웨이가 미 상무부의 승인 없이 미국 기술을 이용해 칩을 만드는 것도 막고 있다.
한편 TSMC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9.79% 오른 205.84달러에 마감했다. 주가 급등으로 TSMC 시가 총액은 약 1조671억 달러(종가 기준)를 기록하며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달러 고지에 등극한 반도체 기업이 됐다.
TSMC 주가 급등은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 따른 것이다. TSMC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예상치로 제시한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로 39% 증가하며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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