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성장은 AI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등과 같이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으나 사라지는 직업이 더 많았다. AI 기술 발전 시 소멸위험 가능성이 99%가 넘는 것으로 예측된 고연봉의 경영·금융전문가는 물론,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로 택시를 몰던 운전 기사까지, 실직하는 직업군도 다양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됐다. AI가 제공하는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만들어진 값싼 양질의 상품이 즐비했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은 구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가 줄자 생산도 줄었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역행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게 된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로 AI(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따른 잠재성장률 제고가 절실한 우리나라에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최근 몇 달간 출생아 수가 늘면서 올해 합계출산율 0.7명대를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안도해야 하는 상황이 생산성 제고가 절실한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또 AI 도입에 따른 매출 증대가 국내총생산(GDP)으로 연결될 경우 향후 3년간 연평균 1.8%포인트의 추가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는 AI가 이끄는 경제 성장의 축포를 위해 AI 기술의 '성공적 도입'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성공적 도입'은 다의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앞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언급한 대량 실직에 따른 디플레이션 현상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요동치는 글로벌 정세 속에 내던져진 한국 경제의 위기설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몇 년전부터 저성장 기조가 짙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4%였다가 2022년 2.3%로 하락하더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를 기록했다. 5년 새 0.4%포인트 떨어진 셈이다.
올 3분기 GDP 쇼크를 반영해 다음 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발표하는 한국은행이 성장률을 1%대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주경제신문은 창간 17주년을 맞아 기술의 혁신 사례는 물론, 우리 사회·산업 현장에서 AI 도입에 앞서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막대한 자본이 AI 산업에 집약되면서 우리 생활에서도 관련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지금, AI 기술이 공존을 넘어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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