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성 정규직 수, 21년 만에 비정규직 앞질러..."젊은 여성 취업 활발"

의료·복지 분야 등 인력난 속 기업들 여성 채용 늘려

정규직 비율, 평균 임금에선 여전히 남성 앞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여성 정규직 숫자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1∼6월)에 21년 만에 비정규직을 앞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젊은 세대의 정규직 증가와 함께 의료 및 제조업 등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종에서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닛케이가 총무성 ‘노동력 조사’를 통해 각 연도의 상반기 수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15∼64세 여성 정규직 수는 1241만명으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비정규직을 넘어섰다. 또한 여성 정규직 수는 상반기 기준으로 5년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여성 정규직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50.5%로 비정규직 49.5%를 웃돌았다.

일본은 버블경제기인 1990년 전후에는 여성 정규직이 60%를 넘어섰다. 다만 전체 취업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의 수는 지금보다 200만명 정도 적었다. 이후 버블 붕괴와 리먼사태 이후 인건비 절감 등으로 비정규직으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2014년에는 여성 정규직 비율이 44.3%까지 떨어졌다.

정규직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인력난 속에 기업들이 여성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 정규직 비율 상승폭은 젊은 세대일수록 컸는데, 25∼34세가 11.8%포인트 늘어나 연령대별 기준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반면 55∼64세는 4.0%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10년간 여성 정규직 취업자 수 증가를 산업별로 보면 의료·복지 분야가 71만명으로 최대였다. 닛케이는 “고령화로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배경을 전했다. 그다음으로 제조업(30만명 증가)과 정보통신업(29만명 증가)이 뒤를 이어 인력이 부족한 업종들에서 정규직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정규직 비율과 평균 임금, 관리직 비율 모두 낮은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일본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비율은 여성이 남성(83.0%)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았다. 또한 여성 정규직 평균 임금은 월 28만1000엔(약 260만원)으로 남성보다 30%가량 적었다. 관리직에 해당하는 과장급 여성 비율도 12%에 불과했다.

닛케이는 “여성 정규직의 증가는 일본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가사·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더욱 정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