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 새벽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음에도 계엄령이 남긴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5~7일로 예정됐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방한 일정 중 6일에는 국내 석유화학·배터리 업계 대표들과 비공개 면담이 계획됐으나 결국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4일 오전 스웨덴 총리 면담 일정 취소를 통보받았다"면서 "향후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엄 선포에 따른 후폭풍이 여러 산업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스웨덴과 협력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마저 불발된 것이다.
국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열리기로 한 기업 상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회가 취소됐다. 당초 기업 관련 상법 개정안을 다룰 예정이었으며 주요 내용으로는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개정 △독립 사외이사 의무 선임 △감사위원 분리 선출 규모 확대 △대기업(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상장회사의 전자주주총회 개최 근거 규정 마련 및 대기업의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좌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엄 해제 이후 여전히 지속되는 사회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행사가 취소됐다.
MBK파트너스 역시 같은 날 예정됐던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불확실한 사회적 상황을 감안해 행사를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에서도 일정 취소가 잇따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AI Transformation Week’의 ‘Security, Modern Work’ 세션을 취소하며 "행사를 다른 날짜로 변경해 추후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토스도 이날 예정됐던 기자 대상 '송년의 밤'을 잠정 연기했다. 토스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감안해 연기된 것이며 변경된 일정은 추후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정치 정세가 불안해지다 보니 투자를 잠정 보류하려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고 환율이 변동하고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고 ㅁ라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예정된 행사를 진행한다. 일례로 인스타그램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예정대로 추진했다.
한편 산업계에선 계엄 해제에도 정부와 국회 간 대립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업들의 연말 이벤트와 기자간담회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무리해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며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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