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냐 하야냐 내란 정국...금융당국은 "그래도 밸류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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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12-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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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허하영 기자
그래픽=허하영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진행해 온 '밸류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신속하게 비상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직접 개입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증권·은행·보험·저축은행·부동산 등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비상 대응체계를 점검에 집중하며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계엄령 사태 이후 국장·팀장급 라인은 야간 근무를 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5일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36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했다. 함 부원장은 이날 CEO들에게 ‘종합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해 비상시 긴밀히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금감원은 향후 자본시장 관련 긴급 현안 사항 발생 시 이른바 CEO 레터 등을 통해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하고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CEO 레터’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스태프 레터’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감독당국이 금융사 CEO와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에 대해 직접 소통하는 수단이다.
 
CEO가 단순히 보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금감원과 직접 소통하며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그사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4일 비상계험 사태 직후 사흘간 총 1조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업종 매도세가 집중됐는데 해당 기간에 70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이탈세로 코스피는 지난 6일 장중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3% 이상 급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권시장에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953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30개)와 비교할 때 약 32배가량 많다.
 
금투업계에서는 비상계엄이라는 돌발 리스크로 외국인의 한국 증시 회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주식 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밸류업 정책은 여야가 모두 이견이 없는 정책이기 때문에 주식 펀드 운용 전략에 큰 차이는 없다”면서도 “당국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적극적인 증시 붐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외신 인터뷰에서 밸류업 정책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탄핵이나 정권 교체, 정치적 불안정 상황과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모두가 이 프로그램(밸류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증시 충격을 대비하기 위한 10조원 규모 증권시장안정화펀드(증안펀드)도 “아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안펀드를 마련해뒀다고 말을 하는 것 자체도 구두 전략으로 시장 진정에 효과가 있다면서 “시장을 먼저 지켜보면서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말 동안 진행된 탄핵 표결안은 부결되고, 국민의힘과 정부는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증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예정된 조직 개편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 금감원은 부원장보 4명을 신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10일에는 추가 조직 개편과 부서장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과 별개로 인사는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회의에서 예고됐다”면서 “(이복현 원장은) 최일선에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인사는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는다. 기존에 미리 받았던 인사 명령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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