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업체들의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는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주문형 반도체(ASIC) 칩 활용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ASIC 칩 활용으로 방대한 워크로드로 비용 부담 발생을 줄이고 효율화를 추구해 나갈 것이란 예상에서다. 아울러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작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들이 단순히 HBM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AI 칩이나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메모리를 직접 설계·주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ASIC 칩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ASIC 칩은 특정 작업에 특화된 설계가 가능하고 범용 GPU(중앙처리장치) 대비 전력 소비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또 실시간으로 AI 처리가 필요한 엣지 디바이스에서의 AI 활용에도 필수적으로 꼽힌다.
또 업계에서는 HBM4부터는 맞춤형 HBM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소프트웨어 구조와 특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대만의 TSMC 경쟁력이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맞춤형 HBM의 경우 팹리스(엔비디아)-파운드리(TSMC)와의 3각 체제가 고도화되는 만큼 이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4 제작을 위해 TSMC와 협업해 3나노, 1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3D 패키징 공정이 적용되는 만큼 파운드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HBM4 경쟁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나노 공정을 통해 고객 특화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12나노 공정을 활용해 생산 비용을 최적화할 것”이라며 “레거시 D램의 약세와 HBM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시장 수요의 양극화 트렌드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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