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논의할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중국 관영매체는 연일 중국 경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9일부터 ‘2024년 중국경제 관찰’이라는 시리즈를 1면에 게재해 올 한 해 중국 경제 발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있다. 10일에도 ‘거시경제 조정은 강력하고 효과적이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 한 해 통화·재정정책을 비롯한 거시경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며 경제 펀더멘털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일에 ’중국 경제 발전에 유리한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평론에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다”며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긍정적인 발전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 평론은 “중국의 발전은 각종 어려움과 도전을 겪고 오늘날에 이르렀다”며 “과거 '중국붕괴론' 때문에 붕괴되지 않았고, 오늘날 '피크 차이나(Peak China, 중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는다는 뜻)'로 인해 정점을 찍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를 둘러싼 비관론에 맞서는 낙관론으로 ‘경제광명론’을 부르짖는 중국의 여론전으로 볼 수 있다.
앞서 4일에도 인민일보는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하의 기사를 게재해 중국이 올해 목표치로 정한 5%에 다소 못 미치는 성장률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올해 중국은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을 향해 달려왔다"면서 "노력을 통해 5%에서 조금 왼쪽(미만)이든 오른쪽(초과)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는 단순히 국내총생산(GDP)을 영웅으로 숭배하기보다는, 효과적인 질적 향상과 합리적인 양적 성장을 달성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 경제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글은 현재 소셜 미디어에서 즉각 삭제되는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유증권사인 궈터우증권의 가오산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초 한 투자 콘퍼런스 연설에서 "높은 실업률로 중국 청년들의 소비는 위축되고, 코로나 이후 장년층 소비는 줄곧 정체 상태"라며 이들을 '활기를 잃은 청년'과 '절망에 빠진 장년층'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2021~2023년 기간 중 성장률은 약 10%포인트 부풀려졌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으나 즉각 당국 검열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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