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일부 인력을 평택캠퍼스로 이동시키고 있다. 평택캠퍼스의 4공장(P4) 라인 가동이 임박하면서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 차원으로 풀이된다. 필요 인력을 신입으로만 채우기에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화성캠퍼스가 레거시(범용) 제품 비중이 많은 반면 평택캠퍼스는 첨단 비중이 높다. P4 공장 역시 첨단 메모리 전용 생산라인으로 구축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부품으로 떠오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아직 최대 고객사 엔비디아에 최신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 공습까지 가팔라지자 레거시 생산을 줄이고 DDR5 등 선단 제품을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레거시 제품을 DDR4까지로 정의하고 있다.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 기업의 DDR4 가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D램 기업 제품 가격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중국 기업들은 아직 서버용 D램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버는 메모리 시장의 3대 응용처 중 하나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모바일·PC 시장보다 수요가 견조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점유율 확보보다 차별화 제품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중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서버향 128GB 이상 DDR5 모듈 및 모바일·PC·서버향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주도권을 잡은 HBM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미국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최신 칩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미국에서만 매출 27조305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58.8%로, 전년 동기 대비 13.4%포인트(p) 상승했다. 전체 D램 매출 중 HBM 비중은 3분기 기준 30%에서 4분기 40%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HBM3E(5세대) 12단 제품 출하도 예정대로 시작되면서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 판매 비중도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견조한 AI 수요로 HBM 공급 부족이 예상되자 D램 생산기지로 신설 중인 충북 청주 M15X 팹 가동에 앞서 이천캠퍼스 인력 일부를 청주캠퍼스로 이동시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M15X 건설에 5조3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인접한 M15에서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CAPA)도 확장하고 있어 HBM 생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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