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大省' 저장성 성장 70년대생 발탁...부상하는 70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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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12-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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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제 항저우 당서기…저장성 성장 내정

  • 첫 70년대생 성장…習도 '주목'한 정치샛별

  • 최근 두각 드러내는 70허우 3인방

류제 항저우시 당서기가 사실상 저장성 성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중국정부망
류제 항저우시 당서기가 사실상 저장성 성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중국정부망]

최근 중국에 70년대생 젊은 관료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치링허우(七零後, 1970년대 출생자) 출신의 지방정부 성장이 탄생할 예정이다. 

최근 저장성 정부 당조 서기에 임명된 류제(劉捷) 저장성 항저우시 당서기가 그 주인공이다. 관례에 따르면 성 정부 당조 서기에 임명되면 사실상 성장에 내정된 것과 다름이 없다. 

특히 류 서기는 지난 12일 중국 국영중앙(CC)TV 저녁 7시 메인 뉴스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보도할 당시 화면에 얼굴이 비춰졌다. 류 서기가 당시 인융 베이징 시장과 궁정 상하이 시장과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그가 저장성 성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데 더욱 무게가 실렸다. 전임자였던 왕하오는 지난 10월 이미 저장성 당서기로 승진한 상태다.

1970년 1월생으로, 장쑤성 출신인 류제 서기는 대표적인 테크노크라트(기술 전문관료)다. 베이징과기대 야금공학 학사에 이어 중국 지질대 경제관리학원 자원산업경제 석사·박사까지 마친 고급 공정사(엔지니어)다. 

후난성 샹탄강철에서 근무하며 총경리직까지 맡은 후 후난성 상무청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정치 경력을 쌓았다. 이후 장시성 신위시 시장, 당서기까지 역임하며 2016년 11월 46세 젊은 나이에 장시성 당상무위원회도 진입했다.

당시 중국 관영매체는 '70허우 출신의 전국 최연소 성급 당상무위원'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장시성 시찰 당시 직접 류제의 업무 역량을 칭찬했다고 치켜세웠다.  관영매체가 류제를 띄운 것은 그만큼 중국 지도부가 차세대 지도부 후보군으로 그를 눈 여겨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류제는 이후 2018년 5월 구이저우성으로 자리를 옮겨 당상무위원, 비서장, 조직부장을 맡다가 2021년 12월엔 저장성으로 자리를 옮겨 항저우 당서기를 맡아왔다. 30년간 저장성 당상무위원 출신을 항저우시 당서기로 임명하던 관례가 깨진 파격적인 인사였다. 

특히 그해 알리바바 본사 소재지였던 항저우를 비롯한 저장성은 그해 당국이 알리바바를 정조준해 단속을 벌이면서 사정 칼날이 몰아쳐 쑥대밭이 됐다. 이곳 출신 관료들의 알리바바와의 정경유착설도 문제가 됐다. 전임자였던 저우장융 전 항저우시 서기도 부패 혐의로 돌연 낙마했다.

'소방수' 격으로 파견된 류제는 항저우 정계 부패 문제를 뒷수습하고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잘 치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저장성 부서기로 임명되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려왔다.

게다가 저장성은 '경제대성(大省)'으로 개혁개방을 선도하고 민간경제가 발달한 곳이다. 덕분에 이곳 출신 관료들은 경제 운용 경험이 풍부하고 융통성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중국 정계에서 중용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과거 2003~2007년 근무한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이곳 출신 관료들을 일컫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최근 중국내 70허우 출신 관료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류제보다 먼저 부장급(장관급) 반열에 오른 치링허우 정치인에는 아둥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와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 국장이 있다. 

다만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공청단은 예전처럼 정치 파벌이 아닌 하나의 공산당 대중조직으로 권력 중심에서 밀려난 데다가, 금감총국도 국무원 산하 직속기구로 금융 계통에서 지위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보다 아래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치링허우의 3명의 정치인 중 류제가 가장 정치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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