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독일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극우 독일대안당(AfD) 당수와 대담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머스크는 9일(현지시간)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대담에서 "바이델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AfD에 투표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 대담은 엑스(X·옛 트위터)로 75분간 생중계됐으며 대담 스트리밍에 접속한 이용자는 약 20만명이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달 28일 독일 주간지에 "AfD가 이 나라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며 AfD를 지지하는 기고를 실어 정치개입 논란이 일었다. 이날도 머스크는 독일 관료주의를 비판하면서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머스크가 극우정당 AfD의 실체를 모른 채 지지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화석연료에 친화적인 AfD는 브란덴부르크주의 테슬라 공장을 가장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AfD는 테슬라가 추진 중인 공장 확장계획에도 좌파당과 함께 지역의회에서 반대표를 던져 테슬라 독일공장장 안드레 티에리히가 직원들에게 "AfD에 투표하지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도 머스크는 독일의 탈원전 정책과 화성 탐사, 신의 존재 여부 등 주제와 관련해 바이델 대표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는데 그쳤다. 베를린 사회과학연구소의 자네트 호프만은 ARD방송에 "두 사람이 서로 할 말이 별로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머스크가 AfD의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정치개입 논란이 계속되면서 그가 소유한 플랫폼 엑스를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포츠담대학 등 60여개 대학·연구기관과 공공노조 베르디(Ver.di), 교육·과학노조(GEW), 연방대법원 등이 최근 들어 엑스 계정을 닫았다. 연방의회 사무처는 머스크와 바이델 대표의 대담이 정당법에 어긋난 불법 기부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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