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일본 외무상이 방한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일본 외무상의 현충원 참배는 2018년 4월 고노 다로 이후 약 7년 만이다. 올해 양국이 수교 60주년을 맞은 만큼 역사적 상징성이 큰 현충원 참배를 통해 양국 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이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3일 한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다. 오후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13일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필리핀과 팔라우를 방문한다"며 "한국에서는 조 장관 등과 만나 대북 대응을 포함해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을 확보하고 국교정상화 60주년 관련 사업 추진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정 동향은 중대한 관심을 갖고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현재의 전략 환경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정치 상황에 관계없이 협력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 외교부가 지난달 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 공식 로고와 슬로건을 함께 선정해 발표한 만큼 이번 만남에서 관련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파행으로 진행됐던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의견 교환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열리는 이번 회담은 한국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에서도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두 차례 통화한 적은 있으나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12·3 계엄 이후 한국이 혼란스러운 상황 등을 감안해 일본이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먼저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탄핵 정국에서도 한·일 외교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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