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2025년 중국경제 핵심 키워드는 '양신(兩新)'과 '양중(兩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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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입력 2025-01-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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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3월 5일 개최될 양회(兩會)를 앞두고 중국 경제 관련 각 부처들과 지방정부들이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 12월 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확정된 2025년 9대 중점업무 방향에 따라 정부 부처별 연례공작회의가 진행되었고, 지난 1월 11-12일 전국 상무공작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전국 재정공작회의, 전국 발전개혁공작회의, 전국 상무공작회의, 전국 공업정보화 공작회의 등 연례공작회의를 통해 올해 중국 경제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지원사업, 정부 보조금 규모의 윤곽이 거의 확정되었다. 각 부처별 연례공작회의 내용은 크게 소비 진작을 통한 국내 수요 확대, 트럼프 2.0에 대비한 첨단산업의 기술자립 가속화, 지표성 개혁(地标性改革)의 구체적인 업무 확정, 지방부채∙부동산 리스크 관리 등 4가지로 요약된다. ‘지표성 개혁’이란, 중국 경제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가 제시한 중대 개혁 조치나 중장기적인 핵심 발전 전략을 의미한다. 부처별 연례공작회의가 끝나자마자 각 지방정부별로 지방 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부처별 연례공작회의에서 확정된 올해 거시 및 미시경제정책 방향에 맞춰 지방정부별 중점 사업 및 경기부양책이 지방 양회를 통해 논의되고, 2025년 지방정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확정해 중앙정부에 보고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중국 재정 및 통화정책 방향과 정부 자금 지원 규모 그리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3월 5일 양회 전인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중국 경제도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5% 내외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0 시기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은 이를 내수와 투자 확대를 통해 4.8~5% 성장률은 방어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와 투자 확대를 위해 ‘양신(兩新)’과 ‘양중(兩重)’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제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난 1월 8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재정부∙중국인민은행∙상무부 등 업무 책임자가 참여한 국무원 경제정책 신년기자회견이 열렸다. 핵심은 내수 확대를 위해 ‘양신’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양중’ 인프라 건설 사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양신과 양중이 가지는 경제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양신(兩新)은 ‘2가지 새로운 것’이라는 뜻으로, 새로운 ‘대규모 설비갱신’+‘소비품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 시 보조금 지금)’ 정책을 의미한다. 2024년부터 ‘양신’은 지금까지 가장 핫한 경제 신조어로 부진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경제부양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2월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후 각 부처별·지방정부별로 양신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양신을 통해 2024년 내수소비 진작, 투자촉진, 산업 업그레이드 등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가전 이구환신을 통해 소비자 3600만명이 5600만대가 넘는 8종류 가전제품을 구매하면서 약 2200억 위안(약 44조원)의 매출액이 일어났다. 또한 2024년 폐차한 차량이 846만대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전기차 판매량은 1100만대를 넘으면서 소비 진작뿐만 아니라 대기오염 감소의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례공작회의를 통해 재정부는 소비 확대를 위해 2025년 이구환신 예산으로 810억 위안(약 16조1000억원)을 추가 배정했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기존 8종류 이구환신 제품군에서 올해는 디지털 제품군을 추가해 12종류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개인 소비자가 스마트폰∙스마트워치∙테블릿PC 등 3종류의 디지털 제품을 구매할 때 각각 6000위안(약 120만원) 가격 한도 내에서 15%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구환신 보조금 지원을 받는 가전제품 범위도 전자레인지∙정수기∙식기세척기∙전기밥솥이 추가적으로 포함되었다. 또한 올해는 1개 제품에 대해 최고 제품 가격의 20%에 해당되는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무부는 자동차∙가전∙주방용품∙전동 자전거∙스마트폰 등 디지털 제품의 구체적인 보조금 표준과 신청 방법 등 구체적인 실시세칙도 발표했다. 산둥성∙쓰촨성∙허베이성 등 지방정부는 이미 2025년 1월 1일부터 지역 맞춤형 양신 지원사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대규모 설비갱신 사업도 2024년 3000억 위안(약 60조원) 대비 올해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 그 범위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초장기특별국채의 자금 지원을 통해 4600여 개 기업들의 설비갱신이 진행되었고, 전통산업에 대한 기술개조와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중국의 제조경쟁력도 향상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과학기술 혁신 및 기술개조에 있어 설비갱신 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 위안(약 20조원) 기금도 추가적으로 지원한다.

둘째, ‘양중(兩重)’은 ‘국가중대(重大)전략’과 ‘중점(重點) 영역의 안보인프라 건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 투자를 확대해 경제를 부양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인프라 건설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와 향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영역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국가중대전략’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통합 일체화, 창장경제벨트(长江经济带) 발전,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건설, 일대일로 등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에 재정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한편 ‘중점 영역의 안보인프라 구축’ 사업은 군사안보∙국토안보∙금융안보∙과학기술안보∙식량안보∙AI안보∙데이터안보∙생태안보∙자원안보 등 약 20개 안보 영역에 국가재정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2024년 1조 위안(약 200조원) 규모로 발행된 초장기특별국채 중 이미 7000억 위안(약 140조원)은 고속철도∙전력망∙빅데이터센터 및 군사안보 구축 등 1465개 양중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진행 중이다. 중국은 올해도 양중 사업영역과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1월 내에 마무리되는 지방 양회를 통해 지방별 맞춤형 양중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다.

양신과 양중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정부 주도하에 현대화된 첨단 산업체계 건설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6대 신흥산업(정보통신·해양 엔지니어링∙고성능 집적회로 등)과 6대 미래 산업(우주공간∙첨단반도체∙핵융합∙위성인터넷 등) 중점 육성, 과학기술 및 혁신형 중소기업, 신흥산업 내 고성장하고 있는 가젤기업(Gazelle Company), 유니콘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중국 내 공급망 생태계를 더욱 구체화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 2.0 시기 미국의 대중국 첨단산업 제재에 맞서 기술자립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양자산업∙생물 바이오∙휴먼노이드 등 첨단산업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중국 경제성장의 폭과 방향은 결국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리스크의 안정적 관리를 기반으로 ‘양신’과 ‘양중’ 사업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중국 경제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변화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중국의 제조혁신과 첨단기술 자립화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한·중 간 기술격차는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부채, 부동산 등 중국 경제리스크에 매몰되어서 중국 신생 및 미래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필자 이력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와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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