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무력 충돌로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 속 중국 외교사령탑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인도를 찾은 가운데 양국은 5년 만에 국경 무역 재개에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인도와 뉴델리에서 제24차 중국-인도 국경 문제 특별대표 회의를 열고 10가지 합의를 도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3곳의 지정된 교역 지점을 통한 국경 무역 재개에 합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무역 재개는 2020년 히말라야 인근에서 발생한 양국 군대 유혈 충돌로 중단된 이후 5년 만이다.
양국은 또 국경 분쟁 문제와 관련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양국이 국경 문제에서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25차 국경문제 특별대표 회의는 내년에 중국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이날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별도 회담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양국은 무역 및 투자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합의하고, 2020년 이후 중단된 양국 직항 여객기 운항도 재개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19일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인도 방문이 양국 간 고위급 교류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면서 방문 기간에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이익에 기반한 협력을 강화하며 다자주의를 지키고, 글로벌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과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경 분쟁이 양국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중국-인도 국경 문제 회의 특별대표로 지난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일정으로 인도를 찾았다. 왕 부장의 인도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발 관세전쟁 속 중국과 인도는 내달 정상회담도 개최할 예정으로 양국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한편 미국은 인도에 50% 관세 폭탄을 투하했고, 중국과 무역전쟁은 휴전에 돌입하긴 했으나 미중 간 갈등은 아직 봉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실제로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에 따라 수입을 제한하는 중국산 제품 중 철강, 구리, 리튬, 가성소다, 홍대추를 최우선순위 품목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에 발효된 UFLPA는 생산 과정에서 강제노동을 일부라도 사용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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