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한국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는 한국 관광에도 큰 영향 미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한국관광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서 열리는 '제24차 아세안+3 관광장관회의'에 참석, "아세안 국가 관광장관들에게 한국은 관광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외래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올해 '아세안+3 관광장관회의'의 공동의장국을 맡았다.
유 장관은 18일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주재하는 '아세안 관광포럼 2025' 개회식에 참석하고 19일,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티옹 킹 싱 장관과 '아세안+3 관광장관회의'를 공동으로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유 장관은 방한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아세안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과 기여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유인촌 장관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한 국내 정세에 따라 대내외적인 행보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일례로, 지난 15일에는 진행된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행사에는 유인촌 장관이 참석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되면서 장미란 제2차관이 대신 행사에 대체 참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문체부는 이번 말레이시아에서 예정된 행사에도 유 장관 대신 다른 인사를 보낼 예정이었지만, 유 장관은 말레이시아행을 결정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유 장관은 "문체부는 주요 관광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으며, 관광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강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장관이 국제적인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문제가 국가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표명한 셈이다.
지난달 9일 일본 관광청과 함께 진행한 '한일관광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유 장관과 장 차관은 6시간 가까이 현장에서 자리를 지켰다.
당시는 정치적 변수가 컸던 시기였다. 앞서 5일에는 검·경찰과 공수처가 윤 대통령 등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에 착수했다. 9일에는 법무부가 공수처 요청에 따라 윤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시점이었다.
한일 관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유 장관은 "다만 최근 한국의 내부 사정 때문에 이러한 양국 간 훈풍이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들었다"라면서 "보시다시피 한국의 일상은 평안하게 유지되고 있고 모두 평안하게 한국을 즐기고 있다. 우리 정부는 모든 방문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바운드 관광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외에서 한국관광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를 향한 정부의 메시지와 행보가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한국은 안전하다'라는 대외적인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한국 관광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 위한 국제적 교류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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