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우리나라를 향해 관세 등 무역 압박성 언급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국·멕시코·캐나다 등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거나 북미 전진 기지라는 점에서 한국도 직간접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이 멕시코와 캐나다로 펜타닐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도 이르면 다음 달 1일 시작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집권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도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은 나오지 않았는데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바뀐 것이다. 국내 산업계로서는 그간 우려했던 대중국 관세 폭탄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는 부분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한·중 기업이 경합하는 이차전지·철강 등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중국의 수출 둔화는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현지 판매가격이 높아지니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의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대미 시장에서는 중국 일부 제품들을 우리가 대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지 못한 부분을 한국이나 유럽, 동남아 등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제3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중국에 시장 점유율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며 문제 삼아 온 터라 대미 수출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대미 수출 비중은 현재 증가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6838억 달러) 중 대미 수출 비중은 18.7%(1278억 달러)에 달한다. 10년 전인 2014년 대미 수출 비중이 약 12.3%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6%포인트 넘게 늘어났다.
문제는 새해 수출 스타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리스크까지 추가되면서 올해 내내 우리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달 중순까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순에는 설 연휴에 임시공휴일(27일)까지 지정되면서 수출 증가 흐름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다행히 아직까지는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1.4%)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수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수출 여건이 특히 엄중한 만큼 준비 중인 범정부 차원의 비상수출대책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담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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