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올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농가까지 나오면서 밥상 물가에 상승 압력을 넣고 있다. 당장 이번 설 명절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농장 간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명절 이후 일주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첫 발생 이후 이달 21일까지 28곳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축종별로 닭과 오리농장이 각각 15건, 13건으로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은 10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통상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방역을 위한 살처분과 이동 제한으로 인해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오른다.
다만 아직까지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 규모는 계란과 닭고기 가격에 당장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중수본에 따르면 1월 기준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 수는 누적 202만 마리로 전체 산란계 8135만 마리의 2.48% 수준이다.
올 들어 첫 확진농가가 나온 ASF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경기도 양주시 돼지농장에서 올해 첫 ASF가 발생했다. 앞서 ASF는 지난해 12월 16일 같은 양주시에서 발생했는데 이후 35일 만이다.
중수본은 확진 판정 이후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현장 조치하고 수평 전파 차단을 위해 양주시와 인접 6개 시·군(경기 연천·포천·동두천·의정부·고양·파주)에 관련 차량과 종사자에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방역당국은 사람·차량 등의 이동이 많은 이번 설 연휴기간이 고병원성 AI와 ASF 확산 여부를 가르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설 연휴 기간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포함해 환경부·지자체·생산자단체 등 관계기관들과 함께 상황 근무반을 편성(50여명/일)해 매일 관계기관별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가축전염병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24시간 보고·관리 체계도 유지한다.
또 사람·차량의 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해 설 연휴 전·후인 이달 24일 31일을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하고 방제차량 900여대 등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가금·돼지농장과 축산관계시설 및 축산차량을 집중 소독할 계획이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설 연휴에도 중수본을 중심으로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며, 축산농가들은 가축전염병 의심증상 발견 즉시 가축방역기관에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