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지속해서 떨어짐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사업자들이 올해 생산량을 지속해서 감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특히 소비자용 SSD 수요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측되던 기업용 SSD(eSSD)도 빅테크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들이 관련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보되어 올해 낸드 시장은 다운턴(불황) 여파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2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낸드 시장이 떨어진 수요와 과잉 공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러한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낸드 사업자는 낸드 생산 감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낸드 생산량을 최대 10%가량 감축하는 계획을 세우고 생산량을 차곡차곡 줄이고 있고, 삼성전자도 한국과 중국 시안 공장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낸드는 범용 D램보다 기존 응용처 수요 둔화에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경쟁사들이 감산을 발표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전년부터 이어진 탄력적인 투자와 생산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낸드 감산을 공식화했다. 마이크론은 "낸드 설비투자(CAPEX)를 줄였고 신기술 도입 속도도 늦춘 상황"이라며 "낸드 웨이퍼 생산량도 최대 15%가량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범용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상품이 주력인 경쟁사와 달리 낸드가 주력인 일본 키옥시아는 아직 공식적으로 낸드 감산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시장 불황이 지속되면 대규모 감산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트렌드포스는 기업들이 낸드 생산량을 줄이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 제품이 지속해서 출하량 부진을 겪고 있고 기업 IT 투자 둔화로 eSSD 시장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둘째로 낸드 가격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공급업체도 올 상반기 수요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속된 가격 하락은 낸드 영업이익률을 낮출 수밖에 없고 공급업체도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낸드 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네 달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마지막 이유는 YMTC 등 중국 낸드 업체들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낸드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범용·저가 낸드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점이다.
트렌드포스는 "매출·영업이익에서 낸드 비중이 높은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이 생산량 감축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eSSD 사업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발 낸드 생산량 확대와 신기술 전환으로 인한 재고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지난해 eSSD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전반적인 수요 침체의 영향을 받아 생산 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낸드 생산량 감축은 소비자용 SSD를 생산·유통하는 업체의 부담도 가중시켜 IT 제품과 소비자용 SSD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함께 줄이는 부정적인 효과가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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