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고 전하면서 "발사된 전략 순항 미사일들이 7507∼7511초 동안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의 안전 환경에 부합되게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 효과성을 제고해나가기 위한 국가방위력 건설계획의 일환"이라며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전쟁 억제력 완비의 일환"이라며 "공화국 무력의 전쟁 억제 수단은 더욱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험 발사에는 김정식 노동당 중앙군사위원, 장창하 미사일총국장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면서 우호적 대화 분위기를 제안한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하면서 당분간 대화보다는 국방력 강화로 포장한 대치 국면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보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종교적 광신자가 아니라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집권 당시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나 북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지난 21~24일 진행된 한미공군 쌍매훈련과 지난 14~16일 실시된 한미연합 대화력전 연습을 맹비난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북한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하고 이것만이 미국을 상대하는 데서 최상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한의 군사적 결탁에 의해 강요되는 힘의 불균형을 불허하고 초강력 대응해 나감으로써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철저히 담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안전 환경이 날로 위태해지고 있는 근원은 다름 아닌 군사 동맹체제의 부단한 팽창과 각종 합동군사연습의 강행을 통한 힘의 우위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에 있다"며 "미한은 저들의 군사적 결탁과 도발 행위들의 가시성 증대가 초래하게 될 지역 정세 악화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다만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정권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