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1.4배 성장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3배 뛰어올랐다. 지방은행 중에선 1인당 생산성이 단 1400만원 증가에 그친 곳도 있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 평균이 2억5540만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2억9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 2억7800만원 △우리 2억6300만원 △KB국민 2억3500만원 △NH농협 2억1100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직원 1인당 생산성을 의미한다. 은행의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을 직원 수로 나눠 산출한 수치다. 이는 충당금이나 자산 규모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아 은행의 대표적인 영업 경쟁력 지표로 활용된다.
이러한 경쟁력 지표에서 5대 은행은 지난 3년간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평균 생산성은 2021년 9월에서 지난해 9월까지 약 1.4배 성장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3배 확대하며 성장 속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2021년 9월만 해도 5대 은행(1억8400만원)과 인터넷전문은행(1억9000만원)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각각 평균 2억5540만원, 5억6200만원을 나타내며 격차는 2.2배 이상 벌어졌다.
전체 인터넷전문은행의 생산성이 빠르게 개선된 건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출범한 영향이 크다. 토스뱅크 생산성은 출범 직후인 2022년 3월 -1억6400만원에서 지난해 9월 7억64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5대 은행을 포함한다고 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방은행은 5대 은행보다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격차가 더 크다. iM뱅크(구 대구은행)를 포함한 주요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지난해 9월 평균 2억17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방은행의 약 2.6배에 달한다.
특히 주요 은행 가운데 생산성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은행이다. 지난해 9월 제주은행은 1억원으로 유일하게 2억원선을 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직원 1인당 생산성이 8600만원에서 단 14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친 탓이다.
이처럼 전통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현저히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 슬림화를 빠르게 추진 중이다. 영업점 수와 직원 규모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게 대표적이다. 5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2021년 말 3079개에서 지난해 9월 말 2792개로 약 300개가 줄었다. 또 올해 초 5대 은행에선 2315명이 희망퇴직하는 등 지난 5년간 그만둔 은행원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점포가 없고, 비대면을 영업 창구로 활용하는 만큼 직원 1인당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전통은행이 슈퍼앱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는 이유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