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왕 CATL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2/20250212161432573120.jpg)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가 올해 홍콩 증시 2차 상장으로 최소 7조2000억원을 조달한다. 최근 4년 들어 홍콩증시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망 등에 따르면 CATL은 전날 저녁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CATL이 이번 홍콩 증시 상장에서 최소 50억 달러(약 7조2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CATL의 IPO가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2021년 중국 숏플랫폼 콰이서우(快手)가 62억 달러 자금을 조달하며 상장한 이후 4년 만의 홍콩거래소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 대어'가 될 전망이다.
CATL의 구체적인 상장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공동 주간사 역할을 맡았으며,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UBS 등도 참여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지난달 CATL을 중국군과 연관된 기업 목록(블랙리스트)에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이 이번 IPO에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라고 평가했다.
CATL은 현재 선전증권거래소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창업판에 상장해 있다. 선전거래소 기준 11일 주가는 251.8위안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1100억 위안(약 22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홍콩 증시 2차 상장에 나서는 것은 해외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 목적이다. 이번 상장신청서에 따르면 CATL은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헝가리 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CATL은 테슬라·BMW·메르세데스 벤츠·폭스바겐·스텔란티스·포드·도요타 등 전 세계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2위인 비야디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CATL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2590억4000만 위안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익은 15.7% 오른 360억7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CATL의 생산성도 악화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CATL의 공장 가동율은 83.4%, 70.5%, 65.3%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CATL의 지난해 실적은 이달 중 발표된다. 블룸버그는 CATL의 지난해 순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예정이지만, 매출은 2015년 첫 실적을 공개한 이래 약 10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CATL은 당초 2023년 2월 스위스 거래소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해 IPO를 추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중국 당국의 우려로 지연되면서 결국 홍콩 증시 상장을 택했다. 다만 홍콩 증시 상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은 FT에 “홍콩 증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CATL의 홍콩 상장은 여전히 중국 기업들이 해외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홍콩이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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