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韓기업, 빅테크식 스타트업 문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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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5-02-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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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곤 토스 리서치센터장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토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토스]

미국과 한국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계속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계속 나가고 있다. 딥시크 충격에도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반면 미국 증시와 궤를 함께하던 국내 증시는 나 홀로 박스권 장세에 갇혀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탈동조화의 근본적인 요인"이라면서 "진정한 밸류업은 기업들이 더 노력을 해야 완성될 수 있어 근본적으로 기업이 바뀔 수 있는 대안책을 내놔야 할 때"라고 짚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는 9.63%, 코스닥 지수는 21.74% 하락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10~20%를 뛰어넘는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28.6% 상승하며 3대 지수 중 연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 센터장은 "기업 경쟁력 때문에 한·미 간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투자에도 국경이 없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을 비교를 하는 시대가 됐다. 국내 기업도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비교 평가를 받고 있다"고 최근 시장 흐름 변화에 대해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은 중국에, 첨단 산업은 미국에 밀리고 있다. 가장 믿었던 삼성전자도 실적이 주춤하면서 실망감과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에 반영됐다"고 현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이영곤 토스 리서치센터장 사진토스
이영곤 토스 리서치센터장 사진=토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은 스스로 자정 능력을 길러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평가를 받는 기업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주가 등 다른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들이 대안이나 비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경쟁력과 주가는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공시 강화, 주주환원 등 밸류업 정책은 사이드에 불과해 기업 경쟁력을 기르는 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안주하지 않는 스타트업 문화'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분석된다. 

이 센터장은 "현재 미국 인공지능(AI) 기술이 전체 산업을 이끌며 큰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부분도 있지만 변화 자체에 기업들이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빅테크는 소위 말해 스타트업에 가까운 문화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빅테크는 스타트업에서 발전한 지 불과 10~2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구글, 애플 등은 오래된 기업이지만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빠르게 혁신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반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빠르게 혁신하고자 하는 문화가 없어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미국 기업 대비 차이가 난다"며 "구조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기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도 미국 기업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등이니까 앞으로도 잘되겠지 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예전에는 네이버, 카카오처럼 무조건 현지화를 해야 했다면 요즘 AI 트렌드는 한국화, 현지화가 별 의미 없다. 네이버, 카카오도 오픈 AI 등장으로 한국 시장에서만의 강점을 가져가기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 센터장은 "AI쪽에서는 국내 기업이 미국 빅테크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있지 않다"며 "AI처럼 모든 우위를 점한 산업이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국내 기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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