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옌훙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한 민영 기업 좌담회에 불참한 가운데 바이두가 시장에서 선도적 우위를 잃은 것을 시사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좌담회 참석자 중 리옌훙이 없었다고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 17일에 열린 자담회에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BYD 왕촨푸 회장,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답시크 창업자 량원펑 등 주요 기술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지난 2020년 10월 중국 공산당의 금융 규제를 비판한 후 한동안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났던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도 참석했지만, 리옌훙은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두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잃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증권사 영업 담당 이사는 "이는 바이두가 수년에 걸쳐 인공지능 '어니'(文心一言·문심일언) 개발을 통해 얻은 선도적 우위를 잃어가고 있음을 의미하며, 딥시크 같은 후발주자를 따라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불참 소식이 알려진 뒤 바이두 주가는 이날 장중 8% 이상 하락했다. 장 막판에 하락 폭을 줄여 6.94%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24억달러(약 3조4600억원)가 증발했다. 이날 바이두는 항셍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바이두는 시 주석의 초대를 받지 못한 것인지 불참한 것인지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의 투자자들은 최고지도자인 시 주석이 참석하는 중요한 회의에 해당 기업 경영진의 참석 여부를 기업의 위상과 직결시켜 주목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초대를 받지 못한 기업의 경우 각종 억측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장이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는 바이두 외에도 생수업체 농부산천의 중산산 회장,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회장, 인터넷 쇼핑몰 선두기업 징둥의 류창둥 회장 등 중국 주요 기업 총수들 역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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