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시크 돌풍으로 촉발된 중국 기술주 랠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민간기업 지원 시그널 등으로 추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으로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중국 기술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이른바 '테리픽(Terrific) 텐(10)'으로 불리는 중국 10대 기술주들이 미국 7대 기술주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의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테리픽 텐은 알리바바, 징둥, 비야디(BYD), 지리자동차, 샤오미, 텐센트, 넷이즈, 바이두, 메이퇀, 중신궈지(SMIC) 등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10개 종목을 일컫는다. 중국 정보통신(IT), 전기차, 반도체, 게임 업계 대표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연이은 호재로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딥시크 돌풍에 알리바바와 애플 간 인공지능(AI) 협력 소식 등 개별 기업들 호재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시진핑과 알리바바 등 민간기업 수장들과의 회동을 기술 업계에 대한 당국의 규제 완화 신호로 읽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17일 메모에서 “중국 기술주에서 AI 주도 랠리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이 흐름이 한달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증시 내 AI 붐은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왔고, 이 기간 매그니피센트 7의 평균 주가는 256% 상승했다”고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시장에 대한 관점이 ‘거래가능’에서 ‘투자가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투자심리와 자금흐름에 있어 중대한 변화라는 분석이다. 지난 몇년 동안 대형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관망세를 유지하며 소규모·단기 포지션을 구축해온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BoA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중국을 단지 거래가능 시장으로 여겼다. 이에 반등을 노린 패스트머니(외국발 단기 투자 자금)가 유입되긴 했으나 불확실성으로 장기 투자 자금은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BoA는 그러면서 배당금 증가와 보험사의 투자 흐름 등을 예로 들며 “중국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 원칙이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AI 도입으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주식에 2000억 달러(약 288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이 기간 중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MSCI 중국 지수가 16%, CSI300 지수는 19%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