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등 자원의 50%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입장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기 위해 단계적 합의 방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지원의 대가로 티타늄과 리튬, 코발트 등 첨단산업에서 가치가 높은 희토류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자원의 50%를 지분으로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의 수정 제안은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켈로그 특사와 만날 예정이라며 “이 만남과 전반적인 미국과의 협력이 건설적인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계속 이 같은 협상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반드시 이 친구(젤렌스키)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에 휴전 후 안전보장을 위해 미군을 배치해 줄 수 있다며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제안이 미국의 이익에 집중돼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라를 팔아먹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협상에 정통한 제3의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행정부와 계약을 맺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협상 방식을 두고 미국이 중국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광물안보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미국은 역사적으로 자연 자원을 대가로 한 원조 거래를 활용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광물 자원 확보 전략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검증된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협정 체결 방식을 바꾼 이유 중 하나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점령했다. 이 중에는 희토류 광물 매장지도 있다. 특히 리튬 매장량이 큰 주요 광산에서 불과 4마일(6.4㎞) 떨어진 곳까지 러시아군이 접근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과 미국이 러시아가 점령한 광물 매장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지역 광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동맹국인 이란, 중국, 북한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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