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 파손에 800만원 물어내라"…강제 개방한 소방 당국에 배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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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
입력 2025-02-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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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이 난 세대 집주인 사망

광주 빌라 화재 사진연합뉴스
광주 빌라 화재 [사진=연합뉴스]

불이 난 빌라에서 인명 수색을 위해 문을 강제로 연 소방 당국이 피해 배상을 할 처지에 놓였다. 불이 난 세대의 집주인이 사망해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파손된 잠금장치와 현관문을 배상하라고 요구한 탓이다.

23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2시 52분쯤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당시 검은 연기가 내부에 꽉 차자 소방 당국은 전 세대의 현관문을 두드리며 대피를 호소했다.

소방 당국은 입주민 5명을 밖으로 대피시켰으나, 반응이 없는 세대 6곳에 추가 사상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으나, 추가로 발견된 주민은 없었다.

빌라 주민들은 강제 개방으로 파손된 현관문과 잠금장치를 배상해달라고 소방에 요구했다. 불이 시작된 2층 세대에 거주하던 30대가 숨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불이 난 세대 집주인이 화재보험을 통해 배상한다. 그러나 당사자가 숨졌고, 다른 세대주들 역시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활동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경우 행정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배상받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소방관의 실수나 위법한 행위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만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행정배상 책임보험사는 적법한 인명 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보상할 수 없다며 미지급 판단을 내렸다.

광주소방본부가 이러한 사례를 대비해 마련해 둔 예산 1000만원이 있지만, 예산의 80%(800만원)에 달하는 배상비를 보상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새벽 시간 잠이 들어 미처 대피하지 못하거나 이미 연기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부상자가 있을 수 있어 일부 세대 현관문을 강제로 열었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 피해를 소방본부 예산으로 배상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다른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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