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4~12월 기준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비율은 세계에서 42.4%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전기차(EV) 시장 부진 속 하이브리드차 집중 경향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앞으로도 HEV 판매를 늘릴 계획으로,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HEV 판매 비율은 43.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도요타의 HEV 판매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중국으로 14.0% 포인트나 상승했다. 충전 인프라 정비가 늦어지고 있는 중국에서는 한랭지역 및 사막지대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HEV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HEV 판매량 랭킹을 보면 1위 ‘캠리’, 2위 ‘시에나’, 3위 ‘그란비아’를 비롯해 상위 10위 모두 도요타가 독점하고 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도요타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년 ‘코롤라’에 처음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작년 6월에는 미국 앨라배마주 엔진 공장에 약 2억8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전기차 대신 높은 연비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는 경향은 세계적인 추세라 할 수 있다. 볼보는 작년 말 2030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10%는 하이브리드차로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2027년부터 나오는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 2021년 당시에는 올해부터 100% 전기차와 수소차만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3년 만인 작년 말 이 계획을 수정했다.
한편 앞서 20일 닛케이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세계 EV 생산량을 2026년까지 연간 100만대에서 80만대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이번 감축 계획을 부품 업체에 전달한 상황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EV와 배터리 분야에 5조엔(약 4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실제 수요에 맞춰 생산 기준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는 EV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접어들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