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모두 1962조2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3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초입이던 지난 2016년 4분기 9000억원 감소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의 4분기 말 대출 잔액은 483조4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1조6000억원 줄어 감소로 전환했다. 제조업 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3년 4분기(-6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화학·의료용 제품(-1조원), 기타 기계·장비(-1조2000억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3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대출이 일제히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말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53조7000억원으로 3분기 말보다 3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3분기 7조50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에선 부동산업 대출이 지역 상업용 부동산 부진, 은행권의 연말 부동산 임대업 대출 관리 등으로 1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도 내수 부진에 따른 업황 부진과 폐업 등의 영향으로 3분기 1조3000억원 증가에서 4분기 3000억원 증가로 쪼그라들었다.
건설업 대출액은 건설기성액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말보다 1조2000억원 줄어든 10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작년 3분기 3조1000억원 증가에서 4분기 3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했고 시설자금은 14조3000억원 증가에서 6조7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출을 금융업권에 따라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4분기 증가 폭은 1조7000억원으로 3분기(19조6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3분기 2조3000억원 감소에서 4분기 1조6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시설자금 대출은 2년 전부터 반도체·2차전지·화학 등에 시설 투자가 많아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트럼프 신정부 관세정책 등 대외 환경 역시 급변하는 상황이어서 연말 투자를 유보한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연간 산업별 대출금 증가율은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 5.4%"라며 "2020년 이후 3년간 두 자릿수 증가를 한 이후 10년 평균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어서 추세적으로 불안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