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 너머의 배우 다현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 자체다. 무대 위 반짝거림을 스크린을 통해 확장했다. 그 시절 빛나는 청춘을,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는 첫사랑의 이미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시고, 떫고, 달콤한 첫사랑을 '선아'를 통해 완성했고 관객들을 시나브로 물들였다.
"스크린 데뷔작이라 (개봉) 소감이 남달라요. 스크린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거든요. 요즘 무대 인사를 돌고 있는데요. 추운 날씨에도 관객분들 찾아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소중해요. 행복한 마음입니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다현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2015년 그룹 트와이스로 데뷔해 10년 만에 연기 활동에 나서게 됐다.

주변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족뿐만 아니라 JYP 박진영 PD와 트와이스 멤버들 역시 다현의 연기 도전에 벅찬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진영 PD님이 시사회날 일정이 있으셔서 못 오셨어요. 따로 시간 내서 함께 영화를 봤는데요. PD님도 제 데뷔작이고, 첫 연기라서 긴장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자세도 편안해지고 화면과 가까워지면서 엄청 몰입하시는 거예요. 중간중간 제게 질문도 하시고, '진우'가 아니라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며 '너무하다'고 하시고요. 하하. 영화가 끝났는데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더라고요. 처음으로 OST 작업을 한 거라 빨리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PD님은 '아니 나 지금 OST가 귀에 안 들어와'라며 영화 얘기만 하셨어요. 제 첫 역할이 '선아'여서 참 좋았다고 말씀해 주신 게 인상 깊어요."
멤버들은 시사회를 방문해 다현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고.
"멤버들이 가족 시사 때 응원을 와줬어요. 무대 인사를 돌 때 좌석 맨 끝에 우르르 앉아 있더라고요. 다 같이 내려와서 제게 꽃다발도 주고, 손 편지도 전달해 줬어요. 영화 보러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첫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대견하고 기특하다. 도전을 응원한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트와이스 멤버 중 가장 먼저 연기에 도전하게 된 다현은 기대와 더불어 부담도 느끼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멤버 중 처음으로 연기를 하게 된 건데. 당연히 부담도 느끼죠.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하고요. 하지만 첫 작품을 좋은 감독님,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며 (부담감을) 이겨냈어요. 남다른 기분을 느낍니다. 처음 개인으로서 도전하는 활동이고, 연기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었어요.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어요. 더욱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선아'는 청순한 외모, 언제나 상위권에 드는 성적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모범생이다. 그 시절 모두의 첫사랑인 인물이다. 인물에 대한 많은 정보가 드러나지 않지만, 극 중 인물들을 이어주는 핵심 인물로 짧은 단서만으로 관객들을 설득해야 했다.
"'선아'라는 인물에 관해 많이 고민했어요. 영화가 '진우'의 시점으로 이뤄지니까 대본에는 없는 '선아'의 이야기가 많았어요. '선아'의 가족관계나 그의 상황 등 전사들을 채워 넣으면서 구체화했죠. 감독님도 진영 선배님도 스태프분들도 제가 처음인 걸 아시니까 많이 가르쳐주시려고 하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어요."
다현은 '선아'가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과 살고 있으며 가장 같은 아이였을 거라고 해석했다. 경찰관이었던 아버지가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돌아가셨고 그 광경을 목격하며 '진우'가 취미로 하는 격투기도 끔찍하게 여기게 되었을 거라는 부연이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극적인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선아'의 전사들을 만들었어요. '선아'의 상황들과 심경을 가까이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선아'가 딸로서, 언니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생생하게 느껴졌고 충분히 그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재밌었던 점은 감독님이 '선아'의 MBTI를 'ISFJ'로 설정했는데, 실제로 제가 'ISFJ'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더 '선아'를 이해할 수 있었나 봐요."

다현은 조영명 감독과 '진우' 역의 진영 덕에 작품에 몰입하여 연기할 수 있었다고 재차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영화니까 정말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정말 감독님과 진영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극 중 친구들로 나오는 배우들도 또래들이라서 촬영을 떠나 정말 친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현은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관객들에게 '꿈' 같은 작품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첫사랑, 청춘, 꿈…. 이런 다양한 것들. 누구에게나 그 시절이 있잖아요? 바쁘게 살다 보니 잊고 지냈던 것들이요. 우리 영화를 보시며 '아, 나도 이랬었지. 별거 아닌 일로 웃고 즐거웠었지' 하고 느끼시길 바라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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