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군이 친(親)이란 반군 후티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들어 가장 큰 규모의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 제안을 거절한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하라고 미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티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선박과 항공기, 드론을 겨냥해 무자비한 해적 행위와 폭력, 테러를 벌여왔다”며 군사 작전 지시 이유를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압도적이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 상선 등에 대한 공격을) 그만두지 않으면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지옥이 비처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이란을 향해 “후티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을 즉각 끝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으면 전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힘줘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고위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군사 작전에 해당하는 이번 공습이 이란에 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핵협상 재개 의지를 밝히면서도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하면서 후티를 공습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홍해에서 후티의 미 군함·상선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지난 4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의 상업용 선박,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수백 차례의 공격을 벌였다며 후티 반군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날 공습은 후티가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박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영국 등 서방 선박을 공격해 왔다.
홍해는 세계 교역의 40%, 전체 석유 물동량의 12%, 천연가스의 8%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다. 후티는 개전 이후 1월까지 100척 넘는 상선을 공격해 2척이 침몰하고 선원 4명이 사망했다. 후티는 지난주 홍해 상공에서 사라진 미국의 MQ-9리퍼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티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의 이번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0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군이 이번 공습에서 후티의 본거지인 사다와 거점인 사나의 제라프 지역을 타격했으며, 수도에 거주하는 후티 지도자들의 자택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후티는 미군 공격에 대해 “전쟁 범죄”라고 규정했다. 후티 정치국은 이날 성명에서 “예멘군은 적대 행위에 대해 더 강력한 대응을 할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공습은 후티의 반응에 따라 공습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면서 몇 주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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