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기각 결정을 내린 재판관 4인(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은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관련,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공동 국정운영 관련,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와 관련해 피청구인(한덕수)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보지 않았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는 것은 헌법 제66조, 제111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을 위반했지만, 헌법 및 법률 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공동 국정운영 구상 역시 "여당대표와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였다고 볼 만한 직접적 근거나 사례도 찾을 수 없다"며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는 헌법 제6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국회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요구되므로, 탄핵심판 청구는 헌법이 정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반면 정계선 재판관은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 및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인정되고 그 위반의 정도가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며 유일하게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한 총리는 헌재의 기각 결정이 나자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해 국무위원들을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다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헌법학자들은 헌재의 기각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판결문을 보면 헌재는 (한덕수가) 국무총리니까 대통령에게 끌려 다닌 것이고 막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봤고, 한 전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구상도 끌려 다닌 거라고 봤다"면서도 "그런데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선 위법하다고 봤다"며 모순을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 판단은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앞서 헌재는 권한 쟁의 심판에선 위헌이라고 했는데 정작 한덕수 심판에 와선 위헌·위법은 아니고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봤다"며 "(한 총리가) 헌재를 무력화할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한 건데, 당시 헌재는 재판관이 6명밖에 없었다. 재판은커녕 심리 진행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대체 헌재를 무력화할 목적이 없었다는 건 무슨 소리인가 싶다"고 꼬집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다는 논증은 훌륭한 반면, 파면해서는 안된다는 이후의 논증은 너무 허술하다"며 "결정문 초안을 작성한 헌재연구관이 인용 의견으로서 최초 작성한 후, 억지로 이후 기각도 하나 써 올린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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