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불 재난 대응 관련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여당의 주장을 재반박하며 "재난으로 울고 있는 국민들 앞에서 정쟁과 장난을 그만하라.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예비비를 깎아서 재난 대응 예산이 없다는 해괴한 거짓말을 지금 가족을 잃고 전 재산이 불타고 생애 기반을 다 잃은 국민들 앞에서 하고 싶나"라며 "측은지심도 없나"라고 일갈했다.
앞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올해 재난 관련 예비비는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4조8000억원을 편성했으나, 거대 야당이 2조400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고 언급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도 "재난에 사용 가능한 목적예비비는 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부정확한 숫자를 가지고 마치 산불 대응 예산이 충분한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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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산림청에 1000억원의 예비비, 행정안전부에 4600억원의 재난 관련 지원 예산, 재난 관련 국가 예비비에 1조60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의 산불 관련 예비비가 있다"며 "국회 심의 없이 즉시 집행 가능한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또 "채무 부담을 통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국회가 이미 승인한 금액이 1조5000억원 있다"며 "합계 3조5600억원이 지금 즉시 집행 가능한데 이건 왜 쓰지 않나. 이것도 쓰지 않으면서 왜 추경을 하네 마네 하며 정치적 공세를 하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런 걸 갖고 인면수심이라 한다"며 "얼굴은 사람인데 속마음은 동물이라는 뜻이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전날 산불 피해 복구와 민생 지원 등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추진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는 "다행이긴 하나, 너무 적고 그 내용도 매우 부실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더 가관인 것은 사안이 시급하니 추경과 관련 국회 심사를 생략하자는 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급하면 미리미리 하면 될 것을 이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국회 심의를 피해 국가재정권을 행사하려는 꼼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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