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 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관세 정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상호관세 발표 후 미 증시에서 1경원 가까이 증발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 듯 골프를 즐기며 여유를 과시했다. 특히 관세를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치료약에 빗대며 총 54%의 고율 관세를 매긴 중국을 향해 “무역적자 해결 전까지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은 무역에서 1조9000억 달러(약 2781조원)의 손해를 (계속) 볼 수 없다. 그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때로는 약을 복용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적자라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관세 정책이라는 ‘약’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주가 폭락에도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1조 달러(약 1464조원)이며 우리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관세 강경책을 거둬들일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유럽연합(EU) 및 기타 여러 국가로부터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현재 미국으로 수백억 달러를 들여오고 있는 관세”라고 적었다.
트럼프 경제·무역 수장들, 관세 정책 적극 옹호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와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책임자들도 미국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하며 관세 정책 옹호에 나섰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50개 이상의 국가가 대통령에게 협상 개시를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들은 많은 관세를 부담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며 나는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CBS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부과 연기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연기는 없다. 며칠 또는 몇 주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호관세는 부과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우려에 대해 “경기 침체를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 증시가 폭락한 것에 대해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은 4일 기록적 거래량을 기록했고, 모든 것이 매우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 3~4일 이틀간 미 증시 3대 지수는 총 10%가량 급락하며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미 증시는 관세폭탄을 맞은 나라들보다 더 많이 떨어져 이틀 새 6조6000억 달러(약 9663조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미국은 2일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관세를 5일부터, 또 국가별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오는 9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골프 영상을 게재했다. 7초 분량의 동영상에서는 빨간 모자를 쓴 그가 티박스에서 자세를 잡은 뒤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려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구체적인 영상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열린 시니어 클럽 챔피언십 라운드에서 우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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