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향후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35%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10% 기본 관세를 부과한 이후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 전반을 잠식하면서 이를 반영해 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에도 경기 침체 확률을 20%에서 35%로 올렸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여건이 갑자기 위축되고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자본 지출이 이전 예상보다 더 많이 감소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와 같은 경기 침체 전망은 JP모건, UBS, 바클레이스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분석과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지난 2일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3%로 수정했다. 지난 3일 브루스 카스만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조너선 핑글 UBS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 여파로 미국 경제가 기술적 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질 것이라고 봤고,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0.1%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연준은 한동안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유보적 자세를 취했으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재차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침체 우려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방적 차원에서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에 예상하던 7월보다 이른 6월에 재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가정을 기본 시나리오로 잡고 연준이 올해 금리를 3차례 연속 25bp(1bp=0.01%p)씩 인하해 3.5~3.75%로 낮출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경기 침체 시나리오 하에서는 내년까지 총 200bp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정책 전환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으나, 시장에서는 연준의 조기 개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6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53.4%로 과반이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18.5%에서 급등한 수치로, 시장의 기대가 급변했음을 보여준다. 12월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86.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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