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뷰 조망권을 갖춘 매물이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최대 30억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한강뷰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한강변 신축 초고가 아파트들이 100억원을 웃도는 신고가를 잇달아 써 내려가는 등 거액 자산가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굳건해지면서 서울 내에서도 초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54㎡는 지난 2월 25일 100억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아크로리버파크 매매거래 사상 첫 ‘100억클럽’에 입성한 것으로, 한강 조망권인 104동에서 나왔다. 불과 8일 전 같은 104동 동일면적이 8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5억원이 올랐다.
이른바 ‘로열동’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사이 같은 단지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한강과 떨어진 동은 거래가 뜸하고 한강뷰 조망 매물과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164㎡ 매물은 68억원에 신고가 거래된 이후 거래가 없었다.
국민평형도 마찬가지여서 한강조망이 가능한 아크로리버파크 104동 전용면적 84㎡은 지난 2월 5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국평 아파트 최고가 2위를 기록했다. 한강 조망권인 110동에서도 지난해 8월 전용 84㎡가 51억에 거래됐다. 반면 한강과 상대적으로 떨어진 단지 중심부의 109동의 경우 같은 면적대 25층 고층 매물임에도 지난 1월 48억원에 거래돼 한강뷰에 따라 6억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반포 대장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도 마찬가지다. 전용면적 84㎡이 지난 3월 70억원의 신고가를 쓰며 평당 2억원을 첫 돌파했다. 직전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한달 새 15억원이나 오른 가격으로, 해당 물건은 반포 한강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로열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당 2억원대을 뚫은 이후 래미안 원베일리 122동 전용 84㎡(4층) 매물이 65억원, 123동 전용 84㎡ 고층 매물은 72억원에 나오는 등 평당 2억원 안팎의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강과 거리가 떨어진 동이 평당 1억4000만~1억6000만원의 호가가 형성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111동 전용 84㎡는 51억원, 116동 전용 59㎡는 40억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반포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같은 평형대, 비슷한 층이라도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호가가 갈수록 벌어지는 등 한강뷰 프리미엄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강변 프리미엄은 초고가 아파트 거래에서도 확인된다. 올들어 3월까지 서울에서 100억원 넘게 거래된 물건도 모두 한강변 신축 아파트에서 나왔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3㎡는 지난 3월 14일 175억원에 거래되며 올해 전체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의 전용 244㎡가 158억원,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가 13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한강뷰 조망권에 대한 선호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조합은 2003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조망권 조합원과 비조망권 조합원 사이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다가 최근에야 시공사를 선정했다. 용산구 한강삼익아파트 재건축조합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놓고 조망권 확보를 위해 설계안을 뒤집은 후 사업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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