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관세 협의 속도 조절하는 일본…이시바 "빠르다고 좋은 것 아냐"

  • 日, '교섭 카드'가 노출 경계..."섣부른 제안 오히려 손해"

  • 日여론 75%, 관세 협상 '기대할 수 없어'

지난 2월 7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7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본격적인 관세 협의를 앞두고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성급한 결론 도출은 피할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데 더해 미국을 상대로 한 ‘교섭 카드’도 섣불리 노출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관세 협의를 위해 오는 16∼1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상호 관세 대상인 다른 국가들도 미·일 협상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관세 유예 조처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일본이 (관세 협상) 줄의 선두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14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이시바 총리는 “빠르게 협상을 매듭지으면 좋다는 방식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논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이 자리에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미 국제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경솔하게 카드를 내놓는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일본이 미국과의 첫 회담에서 구체적인 교섭 카드를 제시하기보다는 미국 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일본 외무성의 간부 역시 일본이 섣불리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의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이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일본은 이시바 총리의 지휘 아래 본격적인 관세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 국민들로부터는 그다지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이 14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11∼13일 실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협상에 대해 ‘기대할 수 없다’는 응답이 75%로 ‘기대하고 있다’(18%)의 4배를 넘었다. 또 트럼프 정부의 고율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걱정된다’는 응답이 88%로 ‘걱정되지 않는다’의 8%를 압도했다.

현재로서는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로 지적한 ‘비관세 장벽’ 완화를 비롯해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협력, 무기 구입 확대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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