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순익 기준 리딩뱅크 자리는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 하나은행과 격차가 크지 않아 당분간 치열한 3파전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은 2020년부터 순위가 분기, 연 단위로 바뀌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각 금융지주사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281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신한금융 측은 "누적된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수수료이익 개선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일회성 비용 소멸에 따른 영업 외 이익도 늘어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마냥 여유를 부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이 신한은행 뒤를 바짝 쫓고 있어서다. 실제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264억원, 하나은행 9929억원을 기록했다. 1등인 신한은행과 3등 하나은행 간 순익 격차는 1352억원에 불과하다. 일회성 비용 유무, 판매관리비 증감 등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2위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손실 보상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악재가 소멸되면서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3895억원) 대비 163% 급증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국민은행은 상반기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영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통의 빅2'로 분류되던 신한·국민은행 구도에 하나은행까지 더해지며 3파전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자산관리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조만간 분기 순익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2020~2021년), 하나은행(2022~2023년), 신한은행(2024년)이 1위 자리를 놓고 매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마저도 순익 차는 최저 수백억 원에 불과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연중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의 기본 체력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주력 포트폴리오가 유사해졌고 비이자이익 차별화가 약해져 실적 흐름이 거의 동조화하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비용 반영 시점에 따라 분기마다 순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 6331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3위권 다툼을 벌였지만 최근 비용 증가와 비이자이익 부진이 겹치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일회성 요인으로 퇴직금 관련 충당금이 대거 반영됐고, 판매관리비도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관련 비용 1700억원을 일시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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