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가 간다"…스웨덴 사슴 대이동 478시간 생중계에 수백만 시청자 몰려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스웨덴 북부에서 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말코손바닥사슴(엘크·무스)의 장엄한 행렬을 담은 생중계 영상이 수백만 명의 관심을 끌며 화제를 모았다.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공영방송 SVT는 지난 3주간 말코손바닥사슴 무리의 계절 이동을 24시간 생중계로 중계했다. 방송은 지난달 15일 시작해 총 478시간 동안 중단 없이 진행됐고, 이날 오전 종료됐다.

카메라는 말코손바닥사슴 70여 마리가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약 290km 떨어진 옹게르만 강을 건너는 장면 등을 조용히 따라가며 그들의 일상적인 움직임을 포착했다. 극적인 내러티브 없이도 이 생중계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공식 누적 시청자 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수백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슬로우 TV’ 콘텐츠는 북유럽 지역에서 해마다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SVT의 엘크 생중계는 2019년 처음 시작해 첫 해 100만 명, 2023년에는 900만 명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한 바 있다.

SVT는 사슴 무리가 북부 지역에 처음 포착되면 푸시 알림 서비스를 통해 생중계 시작을 알리기도 한다. 이러한 시청자 맞춤형 알림 서비스 역시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슬로우 TV’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가 2009년 베르겐~오슬로 간 7시간 기차 여행을 생중계하며 유행시킨 방송 형식이다. 이후 유럽 방송계에서는 연어의 산란 회귀, 뜨개질 마라톤 등 다양한 ‘느린 방송’이 잇달아 제작되고 있다.

스웨덴 옌셰핑대학교 아네트 힐(Annette Hill) 교수는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아름다운 장면이 순간순간 포착되는 것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며 “오히려 그런 점이 슬로우 TV의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SVT 측은 내년에도 이 사슴 대이동 생중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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