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강남은 평당 1억, 지방은 한 채 1억...집값 양극화 시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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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과 다른 지역과의 집값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 1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11채를 살 정도의 차이다. 서울 강남구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역대 처음으로 평당(3.3㎡) 1억원 시대에 접어들었고, 지방은 시장 침체가 계속되며 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아파트의 가격 차가 계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공급 감소,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잦아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의 5분위 배율은 11.5배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5분위) 아파트값 평균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값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5분위 배율이 11.5배라는 것은 고가 아파트 1채를 팔아 살 수 있는 저가 아파트가 11채라는 의미다.

전국 5분위 배율은 5년 전인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7.3배였다. 그러나 이후 집값 급등기를 지나며 점차 확대됐고 2022년 11월 10.7배로 벌어졌다. 2023년 5월 10배까지 좁혀졌으나 다시 확대되며 지며 작년 12월 처음으로 11배를 돌파했다.

평균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달 전국 5분위(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억266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억1567만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했을때 5분위 아파트는 1억909만원 상승했지만 1분위 아파트는 177만원 하락했다. 가격이 낮은 아파트는 1년 전과 비교해 집값이 더 떨어졌고, 비싼 아파트는 같은 기간 더 비싸진 셈이다.

전국의 고가 아파트의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4월 기준 ‘KB선도아파트 50지수’도 전달 대비 3.51% 상승한 112.6로 집계됐다. 2019년 12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이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월별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주택 위주로 매수세가 갈수록 더 모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극화는 서울과 다른 지역 뿐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분위 29억5043만원, 1분위 4억 9004만원이었다. 2020년 4배 수준이었던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속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현재 6.02배까지 높아졌다. 계속되는 공급 우려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이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이 1억531만원으로 사상 처음 1억원을 돌파했다. 1년 전 8788만원에서 19.83%가 올랐다. 3.3㎡당 평균 매매 가격이 1억원을 넘은 건 KB부동산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서초구 역시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9792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이어 송파구(7569만원), 용산구(7365만원) 순으로 가격이 높았다. 반면 노원구(-1.62%), 도봉구(-1.52%), 강북구(-0.32%) 등은 1년 전보다 오히려 평균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아파트값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입지가 확실한 곳은 오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똘똘한 한 채'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의 경우 인구감소로 인해 주택 수요가 줄고 있고 미분양 적체, 경기 침체 등으로 하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회복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공급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서울의 경우 결국 오른다는 경험을 수요자들이 가지고 있어 주택시장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저가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아 수요가 유입되기 어려운 만큼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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