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인디아] 삼성·현대차·LG 등 줄줄이 글로벌사우스行… 관세전쟁 우산 찾기 분주

  • 글로벌사우스 GDP 성장률 연평균 6.3%

  • 14억 인구 대국 印… 생산·판매 가능 요충지

  • 현대차 IPO 등 韓기업, 현지 공략 속도

  • 멕시코 진출도 활발… 1년새 투자 30% 급증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DB]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길이 험난해지면서 재계도 관세 소나기를 막아줄 우산을 찾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이 빠르고 구매력도 향상 중인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029년까지 글로벌 사우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6.3%에 달해 글로벌 노스(3.9%)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사우스 맹주로 부상 중인 인도는 14억명 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데다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제조업 발전 등 친기업 정책으로 지난해 GDP 3조940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7년에는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3대 경제 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의 투자 러브콜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업이 발생한 인도 남부 생산시설에 170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 인도 매출에서 약 20%를 담당하며 냉장고, 세탁기, TV 등을 생산 중이다. 이번 투자로 신규 일자리가 100개 창출될 전망이다.

2019년 중국 내 스마트폰 공장 문을 닫은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를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폰 공장으로 키우며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내 선호 제품이 보급형에서 프리미엄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폴더블폰과 갤럭시 S시리즈 등 플래그십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또 인도 3위 통신사 보다폰아이디어(VIL)에 1조원 규모 통신장비도 공급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인도를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해 10월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공모액 기준)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4조5000억원을 조달한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 1위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다. 마하라슈트라주푸네에 위치한 GM 공장을 인수해 20만대 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며 타밀나두주와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 확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연산 18만대 규모인 배터리팩 공장을 첸나이 공장 내에 건설 중이다.

포스코그룹도 지난해 인도 최대 철강그룹인 JSW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데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생산과 판매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인도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을 중심으로 공장 이전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총수들도 글로벌 사우스에 주목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찾아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 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7월 인도 뭄바이로 날아가 임직원들에게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같은 해 10월 인도법인 상장식에서 "협력과 동반성장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지역 주요 시장인 멕시코 공략도 활발하다. 멕시코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포스코 등 400여 개 기업이 진출한 핵심 협력 국가로 향후 한국 기업 진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반기 멕시코에 대한 한국 투자액은 6억769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에 이어 둘째로 큰 규모다.

박민경 코트라 구미CIS팀 글로벌이슈PM은 "미·중 전략 경쟁이 지속되며 기후변화, 지정학적 이슈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취하는 글로벌 사우스에 무게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핵심 자원과 높은 경제성장률, 인구 증가율 등에 따른 시장 잠재력의 삼박자를 갖춘 지역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활발하게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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