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김문수·한덕수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누구로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41%, 한 후보는 35%로 나타났다. 의견 없음(21%)과 모름·무응답(2%) 등 유보층은 23%였다.
연령별로는 40대(48%)와 50대(48%), 60대(43%)에서는 김 후보 지지세가 컸던 반면, 70세 이상(52%)과 18~29세(37%)에서는 한 후보 지지율이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48%)와 인천·경기(45%), 서울(41%)에서는 김 후보가, 대구·경북(51%)과 대전·세종·충청(43%), 제주(42%)에서는 한 후보가 각각 지지를 얻었다. 경북 영천 출신의 김 후보가 광주·전라에서, 전북 전주 출신인 한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최다 지지를 받는 등 지역 연고와 무관한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정치 성향별로 진보(55%)는 김 후보를, 보수(55%)는 한 후보를 더 선호했다. 주목할 점은 중도층에서 김 후보(41%)의 지지세가 한 후보(28%)보다 컸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탄핵 국면에서 친윤(친윤석열)에 가까운 행보를 통해 강성 지지층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한 바 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대상을 좁히자 한 후보(55%)가 김 후보(27%)에 28%p(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의 경우 전 연령과 전 지역에 걸쳐 한 후보를 더 지지했다. 의견 없음(17%)과 모름·무응답(2%) 등 유보층은 19%였다. 앞서 국민의힘이 지난 8일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당원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의 단일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만큼, 한 후보가 '당심'에서 앞설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해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상 위배된다고 밝혀 결과는 공표되지 않을 예정이다.
당 공식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찬 김 후보가 사실상의 단일화 데드라인인 11일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도 소극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자 당내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다. 그간 당 의원총회 참석 요구를 무시했던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자격으로 처음 의총에 참석했으나 공개 석상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강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법이 이날 오후 5시 50분께 김 후보 측에서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만큼, 오는 11일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개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 TK(대구·경북)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가처분 결과가 인용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김문수로 (대선을) 가게 되겠으나 상황이 바뀌었다"며 "김 후보 캠프에 소속된 원내 의원들이 없는 만큼, 마음대로 당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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