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中금리·지준율 인하에 서비스 소비·기술혁신에 200조 자금지원도

  • 트럼프발 관세에 맞서 中 경제살리기 총력전

  • 지준율 0.5%p 인하…금리도 0.1%p 낮출 것

  • 기술혁신·내수 진작에도 안간힘···200조 자금지원

  • 미·중 관세전쟁 고조 속 5% 경제성장률 '사수'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 사진중국망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 [사진=중국망]

중국 금융당국이 7일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과 정책금리를 일제히 내린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기술 혁신, 소비 촉진,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자금 지원 한도를 200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 후 지금까지 중국에 총 145%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등 미·중 관세전쟁 압력이 커지면서 올해 목표로 한 5%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부양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中 "지준율 0.5%p 인하…금리도 0.1%p 낮출 것"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 총재는 이날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기관 지준율을 0.5%포인트(p) 인하해 시장에 1조 위안(약 19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9월 말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 금융기관의 평균 지준율은 기존의 6.6%에서 6.2%로 낮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판 총재는 공개시장 조작에 사용되는 정책금리, 이른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오는 8일부터 기존의 1.5%에서 1.4%로 0.1%p 내린다고 발표했다. 역레포 금리가 낮아지면 중앙은행의 예치금으로 돈이 덜 몰려 시중의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를 갖는다. 판 총재는 "이번 금리 조정에 따라 대출우대금리(LPR)도 기존의 3.1%에서 3.0%로 0.1%p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인민은행은 농업·중소기업에 대한 재대출 금리도 기존의 1.7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재대출 금리 인하로 약 150억~200억 위안 자금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된 은행들의 영세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강도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판 총재는 담보보완대출(pledged supplementary lending, PSL) 금리도 2.25%에서 2%로 내린다고 밝혔다. PSL은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만든 장기대출 프로그램으로, 정책은행에 저금리로 장기 자금을 대출할 수 있게 해주는 통화정책 도구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5년 이상 만기의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기존의 2.85%에서 2.6%로 0.25%p 인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주택 구매자의 대출 부담 비용이 200억 위안 줄어들어 주택 소비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금융회사 및 금융리스회사의 지준율도 기존의 5%에서 0%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자동차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해 자동차 소비 부양에 적극 나서기로 한 셈이다.
 
기술 혁신·내수 진작 주력···200조 자금 지원도

중국은 통화부양책뿐만 아니라 기술혁신, 소비촉진, 노인복지 등에 대한 자금도 대대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과학기술 혁신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과학기술혁신 재대출 한도를 기존의 5000억 위안에서 8000억 위안으로 3000억 위안 늘리기로 했다. 또 과기혁신 채권 리스크 분담을 위해 인민은행이 저리로 재대출 자금을 지원해 과기 혁신 채권을 구매하는 한편, 지방정부·신용기관 등과 공동 보증 등의 방식으로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위험을 분담함으로써 과기 혁신 채권 발행을 지원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농업·중소기업 재대출 한도도 3000억 위안 늘리고, 5000억 위안 규모의 서비스 소비 및 양로 재대출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소비 및 기술 혁신을 위해 총 1조1000억 위안, 한화 약 212조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키로 한 것이다.

증시 지원 대책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발표된 두 가지 자본시장 지원 프로그램, 즉 5000억 위안 규모의 '증권, 펀드, 보험 스와프 퍼실리티(SFISF)'와 3000억 위안 규모의 주식 환매와 증자를 위한 특별 재대출 한도를 합침으로써 총 8000억 위안의 자금을 증시 활성화를 위해 융통성 있게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인민은행의 이번 금융 패키지 정책은 시장 예상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루 차나나 싱가포르 삭소 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단순히 시중 유동성과 대출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기술혁신·소비·양로 방면에도 집중했다며 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동력을 뒷받침하려는 더 광범위한 움직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중국의 경기 부양 패키지 발표 직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장중 1% 넘게 뛰었다. 

인민은행의 이번 금융 패키지 정책은 최근 트럼프발(發) 관세 압박이 거세져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4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는 "중국의 경제 회복 기초는 더욱 견고해질 필요가 있으며, 외부 충격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판궁성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전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경제 파편화와 무역 긴장이 고조돼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며 글로벌 경제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4월 들어 수출 경쟁력 약화와 소비 회복력 미약으로 중국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 경기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고, 5월 노동절 연휴 소비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가, 부동산 시장 침체도 장기화하면서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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