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비 3백, 과태료 3천"…사장님 울리는 '장애인용 키오스크' 의무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사진보건복지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사진=보건복지부]
정부가 2025년부터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또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설치 비용은 일반 키오스크보다 2~3배 비싼 데다,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지난 1월 28일부터 근로자 100인 미만이며 바닥면적 50㎡ 이상인 사업장(식당, 카페 등)은 키오스크, 테이블오더기, 자동출입인증기 등을 설치할 경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의무적으로 사용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 고령자, 휠체어 이용자, 시각·청각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 정보단말기로, ‘배리어프리(Barrier-Free)’란 말 그대로 ‘장벽 없는’ 환경을 의미하며, 물리적·정보 접근성의 평등을 목적으로 한다.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기존 설치 업소에 1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2025년 1월 28일 이전에 설치된 일반 키오스크는 2026년 1월 28일까지 정부가 고시한 기준에 맞는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 미설치 시 불편함을 겪은 사람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사진보건복지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사진=보건복지부]
이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치비, 유지비, 규제 강화에 과태료 부담까지 겹치며 "장사보다 기계가 더 무섭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현재 중기부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인증을 받은 기기의 가격은 크기에 따라 340만원, 600만원, 700만원이다. 기존 키오스크가 2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3배 더 비싸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가중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50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예산이 325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은 최대 5000곳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은 현재까지 LG전자, 비버웍스, 한국전자금융 등 4곳에 불과한데, 이들이 1년에 공급할 수 있는 장애인용 키오스크가 2000~5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신규·교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지 않는 음식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논란이 이어지자 복지부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완화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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